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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을 동정하지 말고, 스스로를 동정하라.



검찰이 노무현대통령의 흠집을 찾아내려고 발군의 수사실력을 발휘하고 있는 와중에, 노무현 전대통령이 갑작스럽게 '사과문'이라는 형식의 발표를 하고 나자, 많은 사람들은 노무현 전대통령의 '유죄에 대한 확신'에 젖어 노 전대통령과 참여정부의 도덕성을 비난하고 나섰다. 개혁적인 신문이라고 알려진 한겨레신문을 비롯해서 경향신문 프레시안 등 거의 전 매체가 조중동 못지 않게 노무현 전대통령을 비난하는데 앞장섰다.

[4월 1일 한겨레그림판]

나는 처음 문제가 되었던 미화 500만불을 "노무현 대통령의 아들이 받았다."는 수구 언론들의 소설이 사실이 아니고 "조카사위인 노건평씨의 사위의 사업 투자자금"이라고 해서 노무현 대통령이 아무런 비난을 받지 않아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은 아니다. 그리고, 노무현 전대통령이 사과문에서 밝힌 것처럼, 권양숙 여사가 빚을 청산하기 위해 박연차씨의 돈을 빌린 것이 사실이라면, 당시가 재임 중이였다는 이유 만으로도, 돈 거래의 합법성 여부를 떠나서 논란의 대상이 되거나 비난의 대상이 될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지금 언론의 입에서, '노무현의 죄'로 간주되어 오르내리는 수많은 이야기들이 모두 노무현 전대통령의 죄는 아닐것이다. 사실은 5년이 지나고, 10년이 지나면, 결국 밝혀지게 될 것이다. 노무현 전대통령 입장에서는 억울한 부분도 많으실테지만, 도리가 없지 않는가? 가슴이 아플 뿐이다.

문제는 노무현 전대통령이 아니라 우리들이다. 지금의 대한민국을 사는 사람들, 대한민국의 99% 사람들(1%는 명박이 패당)이 문제다. 

우리나라가 돈없이 정치 할 수 있는 나라가 아니라는 것은 차치하고, 노무현 전대통령이 과거의 그 누구보다도 상대적으로 깨끗했다는 점은 차치하더라도,그래서 많은 믿음과 기대가 결국 실망으로 되돌아 왔다는 배반감을 감안하더라도,우리 곁에 '노무현 같은 사람', 아니 '노무현 비슷한 사람'이 하나라도 있기나 한가?

국민들과, 개혁세력이 마음 속에 가졌던 기대를 실현 시켜줄 현실은 대한민국 그 어느 장소에도 존재하지 않는다. 강희락 경찰청장이 '자신도 기자들 많이 접대해봤다.'는 이야기를 공공연히 하고도 아무런 책임을 지지 않아도 되고, 뇌물을 받았다는 혐의를 받고 있는 검사들에 대한 수사는 진행되지도 않고 있으며, KBS는 윤도현밴드의 방송출연을 사실상 금지시켰고, MBC는 신경림앵커와 김미화씨를 교체한다고 하고 있으며, '저작권법 개정'으로 저작권침해가 수차례 반복되는 인터넷 게시판에 대한 폐쇄권이 정부에 주어지게 되었으며, 미디어법개정안에 대한 사회적 논의는 사실상 중단되고 있는...... 현실. 노무현 대통령의 부도덕성이 질타되고 있는 오늘의 현실이다.

나이 30이 넘으면, 순진했던 사람들도 사회의 현실을 알게된다.
사회에서 공공연히 말하지는 않지만,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여지는 '현실', 혹시나 우리는 노무현을 상막한 현실로부터 유리시켜, 우리의 마음에 가두어 두었다가, 진짜 현실 속에서 살아있는 그를 보면서 한편으로는 상처받고, 그래서 그를 더 비난하고, 다시 현실을 생각하면서 그를 동정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그래서인지, 30대만 되어도 다 아는 현실은 노무현을 판단하는 잣대가 되지 못한다.

하지만, 우리에게 노무현을 비난하거나 동정할 여유가 과연 있을까?
우리에게 그를 비난할 자격이 있는가 하는 이야기까지는 할 필요도 없다.
노무현 비슷한 수준이라도 되는 사람, 우리와 함께 지금의 난국을 헤쳐나갈 사람이 우리 옆에 하나라도 있기나 한가? 우리에겐, 노무현을 비난하거나, 노무현을 동정할 여유따위는 없다.
노무현은 우리가 아니어도 되지만, 우리는 무엇에 의지해 이 난국을 헤쳐갈 것인가?
그것이 더 무겁고, 무겁고, 무겁다.

우리들은 노무현을 동정하지 말고 스스로를 동정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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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바람의 흔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