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북한문제에 대한 글을 써야 겠다고 생각한 것은 어제 MBC의 여론조사 결과를 보고, 상황이 생각보다 심각하다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이명박의 대북강경책을 지지하는 여론
어제 MBC의 보도에 따르면, MBC가 코리아리서치센터에 의뢰해 실시한 (전국의 성인남녀 천 명을 대상으로 09.6.02~6.03일 이틀 동안 실시한 전화여론조사, 표본 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1% 포인트) 여론 조사 결과 상당수의 국민들이 현재의 상황을 해결하기 위해 대북 강경책을 실시해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MBC의 보도 내용을 직접 인용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북한의 핵실험과 미사일 발사 정국에 대해서도 물었습니다. 67.8%가 북한 핵실험, 미사일 발사 등에 불안감을 느낀다고 답했습니다. 하지만 현재 상황을 풀기 위해서 대화 등 유화적으로 대응해야 한다는 견해가 54%, 단호하게 대응하라는 요구 42.5%보다 약간 높았습니다. 현 정부의 대북정책 방향이 잘못됐다고 보는 견해는 49.9%로, 옳은 방향이라는 43.6%보다 많았습니다. <'盧 서거, 현 정권 책임' 중 대북정책 부분 발췌> |
상황이 이렇다면, 이명박 정부가 대북강경책을 포기할 국내 정치적 요인은 별로 많지 않다고 보는 것이 타당 할 것입니다. 많은 국민들이 이명박정부 자체에 대해 강한 불신을 가지고 있다는 측면을 고려한다면, 40%가 넘는 지지를 받고 있는 '대북 강경책'을 포기 한다는 것은 거의 있을 수 없는 일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 정도 입니다. (이런, 대북 강경정책에 대한 지지는 동同 여론조사에서 나타난 이명박정부의 국정운영 지지도인 31.6%보다 거의 10%포인트 높은 수치라는 점을 감안한다면 더욱 그렇습니다.)
게다가, 노무현 대통령의 서거로 일어나고 있는 이명박정부에 대한 반대적 정서를 고려 할 때, 대북 강경정책은 이명박 정부로서는 포기하기 어려운 카드라고 할 수 있습니다.
왜냐하면, 내적 불만을 불식시키는 정치적 선택 중에서 '외부의 적과 대립하는 방법' 보다 좋은 것은 없으니까 말입니다. 이런 사실이 보여주듯이, 이미 모든 언론은 북한 관련 뉴스로 도배가 되다 시피 하고 있습니다.
북한의 상황
북한의 속 사정을 있는 그대로 아는 사람은 아마 별로 없을 것입니다만, 김정일의 건강악화설과 후계준비설이라는 측면, 그리고 핵무기와 대륙간탄도탄을 무기로 대미 일괄 타결을 이루어 내겠다는 두가지 요구가 지금 나타나고 있는 일련의 군자 행동의 배경이 아닐까 하는 추측을 해볼 수 있겠습니다.
후계자로 지명된 것으로 알려진 김정운의 나이가 어리고, 후계자로 거론된 기간이 짧다는 것을 고려한다면, 그가 아직 북한 내에서 후계자로서 확고한 입지를 차지하지 못했으리라는 점은 쉽게 추정 할 수 있는 것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북한이 소위 '150일 전투'를(김정운이 주도한다고 알려짐) 전개하거나, 핵실험, 미사일 발사 실험 등의 군사적 행동을 취하는 것은, 북한내의 권력 구조를 후계준비 체제로 개편하기 위한 불가피한 선택일 수 있습니다.
한마디로, 북한은 지금의 남·북, 북·미간의 군사적 긴장 상황을 대내적 정치일정과 관련지어 진행 시키고 있다고 보아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북한의 이러한 행동은 북한 내부의 권력구조 개편이 마무리 되는 시기를 기점으로 바뀌리라는 것입니다. 그때가 되면, 오히려 북·미관계의 개선이나 경제적 여건의 개선이 더 중요한 문제가 될 가능성이 큽니다. 왜냐하면, 그것을 통해서만이 북의 체제 안정과 후계구도의 안정이 담보 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런 측면에서, 이번에 김정운이 주도한다고 알려진 운동이 150일 이라는 일정한 기간을 정해 놓고 벌이는 운동이라는 점은 주목할 대목입니다.
북한이 남북관계 보다는 북미관계를 중요시 한다는 것은 북한에 대한 기초 지식에 해당됩니다.
왜냐하면, 북한에 대한 직접적인 군사 위협은 남한이 아니라 미국이라는 점과, 남한은 적어도 지난 10년을 제외하고는 미국의 정책에 종속되어 있었다는 것 때문입니다. 특히 지난 한국전쟁의 휴전협정의 당사국이 남한이 아니라 미국이라는 점은, 북한의 입장에서 북미관계를 남북관계의 상위에 놓을 수 밖에 없는 가장 중요한 이유입니다.
따라서, 북한이 지금과 같은 극단적 군사행동을 지속할 가능성은 별로 없습니다.
아마도 적절한 시기에 북미간의 대화를 위한 노력이 재개될 것이라는 것이 저의 생각입니다.
그러나, 그것이 남북간의 관계 정상화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며, 이것이 우리에게 중요한 문제입니다.
북한은, 소위 통미봉남通美封南 정책을 구사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왜냐하면, 미국과의 관계개선은 북한의 경제, 외교적 생존이라는 측면에서 매우 긴요한 문제임에 분명하지만, 남한과의 관계 개선은 사실상 북한체제에 대한 직접적인 위협이 되기 때문입니다.
지난 국민의 정부와 참여정부 기간동안 남한으로 넘어온 북한 주민이 대폭 증가했다는 것이나, 북한 내에서 남한에 대한 의존성이 실질적으로 증가했다는 각종 언론의 보도 등만 보더라도 이것은 쉽게 알 수 있는 일입니다.
그런 측면에서 지난 5월 중순경 나왔던 '최승철 통일전선부 부부장의 처형설'은 주목할만한 사건입니다.
한마디로, 북한의 입장에서 북미관계 개선은 생존을 위한 필요조건이지만, 남북관계 개선은 오히려 '저해요소'일 수도 있다는 것입니다.
이것은 우리에게 있어서는 매우 좋지 않은 일입니다.
왜냐하면, 북한이 자신들의 체제를 공고히 하기 위해, 향후에도 남북간의 긴장관계를 적절히 이용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입니다. 북측의 자기체제에 대한 불안감이 크면 클수록 '외부와의 적절한 긴장'에 대한 정치적 수요가 끊임없이 있을 것이라는 겁니다. 이것은 한마디로, 언제까지나 대한민국 국민들이 전쟁이라는 긴장 속에서 살아야 한다는 것이고, 군사적 대비태세에 많은 정력을 낭비하지 않으면 안된다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입니다.
대북강경책의 문제점
일부 과격한 생각을 가지신 분들은, 이번 기회에 아예 전쟁을 통해 김정일 정권을 몰락시키고 남북통일을 하거나, 적어도 북한에 민주적 정권이 세워지도록 해야 한다고 생각 할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이것은 정말로 잘못된 생각입니다.
첫째, 우리의 유일한 동맹국인 미국은 전쟁을 치를 준비도 안되어 있으며, 그럴만한 능력도 없고, 특히 한반도에서의 전쟁은 미국이 감당 할 수 없는 객관적 외교 지형 속에 놓여있기 때문입니다.
미국은 경제 위기의 와중에서 회복의 초기 과정을 겪고 있으며, 매우 민감한 시기에 있습니다. 따라서 미국은 모든 역량을 자국의 경제위기 극복에 투여해야만 하는 상황입니다.
또한 북한은 중국과 러시아와 국경을 접하고 있으며, 양국은 북한의 우방인데다가 북한에서 전쟁이 발생할 경우 두 나라는 난민의 발생 등으로 직접적인 피해를 받을 수밖에 없는 상황입니다. 따라서 양국은 미국의 전쟁을 결코 허용할 수 없습니다.
둘째, 북한과의 전쟁은 남한을 최악의 상황으로 이끌 가능성이 높습니다.
남북간의 전면전은 승패를 떠나서, 대한민국의 파멸을 의미합니다. 모든 산업시설의 파괴는 불가피하며, 특히 대한민국의 핵심인 수도 서울의 파괴는 명백합니다.
| 남한과 북한은, 미국이 북한하고 멀리 떨어져 있듯, 먼 거리에 있지 않습니다. 서울에서 지척의 거리에 북한의 장사정포가 남한의 중심인 수도 서울을 24시간 겨누고 있습니다. 이번에 북한이 실시한 제2 핵실험과 관련해서, 이명박 정부와 미국은 '핵우산 보장'운운하는데, 참으로 어이없는 일입니다. 왜냐하면, 대한민국은 미국처럼 큰 땅이 아니어서, 북한이 남한에 대해 핵공격을 할 경우, 보복을 통해 이룰 수 있는 것이라곤, '공멸'뿐이기 때문입니다. 그것도 우리가 '우리땅'이라고 말하는 북한땅, 우리가 살고 있는 곳에서 얼마 떨어지지도 않은 지역에 대한 보복 핵공격을 보장하는 것을 두고 무슨 큰 의미라도 있는 것 처럼 말하는 정부와 언론의 모습을 보면 한숨만 나오는 상황입니다. 그들은 평양에 핵폭탄이 떨어지면, 자신들에겐 아무런 피해가 없는 것으로 생각하는 것 같습니다. 평양은 워싱턴에서는 멀지만, 우리가 사는 곳과는 아주 가까운 곳입니다. |
셋째, 남한이 아무런 손상을 입지 않고 북한과의 전쟁에서 승리하고 김정일정권을 무너뜨렸다고 해도, 우리는 외교적으로는 북한에 대한 지배권을 갖고 있지 않으므로 사실상 얻을 수 있는 것이 없습니다.(북한에 대한 중국, 러시아, 미국 등의 개입이 노골화 되고, 우리는 사실상 이를 반대하거나 제어 할 수 없습니다.)
넷째, 북한이 무정부 상태에 있는 상황에서, 난민이 남한으로 내려올 경우, 현행 헌법상 이들을 제어 하기 어려우며, 이들로 인해 남한의 치안 및 경제 안정에 심각한 타격을 받을 수 있습니다.
따라서, 남북간의 긴장관계가 지속되거나 북한정권이 몰락하는 것은 대한민국에는 결코 이로운 일이 아닙니다.
설령, 북한이 내부의 사정에 의해 남북관계나 북미관계를 일시 악화시키려고 한다고 하더라도, 우리의 입장에서는 이런 상황이 고착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해야만 하는 것입니다.
북한 정권은 깡패같은 정권, 비정상적인 정권임에 분명합니다.
그러나 그들은 우리 바로 머리맡에 살고 있고, 그런 이웃을 둔 우리가 대한민국이라는 땅을 떼어서 다른 곳으로 이사를 가지 않는 한 운명처럼, 언제까지나 우리의 삶과 함께 할 것입니다.
불편하다고, 싫다고 부정할 수 있는 것이 아닙니다.
범죄나 저지르고 다니는 못난 형제 처럼, 아무리 지우려 해도 지워지지 않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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