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대통령의 헌법위반 - 정교분리 원칙 위반
9시 뉴스데스크를 보니 이명박 대통령이 교황청을 방문했다는 내용의 기사가 나오더군요.
그런데, 보도 내용을 보니 어처구니가 없었습니다.
기사의 주요 내용은 다음과 같습니다.
이 대통령은 지난 2월 김수환 추기경 선종 때 교황성하 이름으로 장례미사가 거행되게 배려해준 데 사의를 표명했습니다. 그러면서 1명으로 줄어든 한국인 추기경을 더 서임해 줄 것을 요청했고, 이에 교황은 공감을 표시했습니다. 이 대통령은 또 한국의 초기 천주교 순교자 125명에 대한 시복시성, 즉 복자나 성인 추대를 요청했습니다. |
사실 김수환 추기경의 장례와 관련한 사례는 그리 문제될 것은 없다고 생각됩니다.
우리나라의 원로 종교인이었던 분의 장례와 관련해 사의를 표한 것은 충분히 있을 수 있는 일이기 때문입니다.
문제는 그 다음부터입니다.
대통령은 느닷없이 추기경 서임을 언급하면서 천주교 종단 내부의 일에 간섭하고 있습니다.
한국인 추기경이 한명 늘어나면 한국의 위상이 높아질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 수도 있고, 따라서 내심으로는 그것을 바랄 수도 있는 일입니다만, 그렇다 하더라도 그 일이 천주교 종단 내부의 일임은 분명한 것입니다.
한마디로, 바랄 지언정 해서는 안되는 말인 것입니다.
그 다음은 더 가관입니다.
이명박 대통령이 초기 천주교 순교자 125명에 복자나 성인 추대를 요청한 것입니다.
이것이야 말로 온전히 천주교 종단 내부의 일이라고 할 수 있는데도, 이명박 대통령은 그에 대한 문제의식이 전혀 없었던 것입니다.
어느 종교에서든, 성인 추대와 같은 문제는 각 종교의 교리나 종단 내부의 세력관계와 같은 다양한 사정이 반영되는 매우 민감하고 중차대한 일입니다.
그런데도 이명박 대통령은 태연하게 천주교 내부의 중요사안 이라고 할 수 있는 성인추대를 입에 담았던 것입니다.
앞뒤를 잘라 놓고만 보면, 이명박 대통령의 교황청 예방이 아니라 정진석 추기경의 교황청 예방같은 느낌마저 듭니다.
우리 헌법은 20조에서 종교의 자유와 정교의 분리를 선언하고 있습니다.
| 헌법 제20조 ①모든 국민은 종교의 자유를 가진다. ②국교는 인정되지 아니하며, 종교와 정치는 분리된다. |
정교의 분리는 국민에게 종교의 자유가 있다는 의미만 있는 것이 아닙니다.
정치가 종교에 개입하는 것 역시 금지하는 것입니다.
그런데도 이명박 대통령은 대한민국 대통령으로서 교황청을 예방한 공식적인 외교행위를 하는 자리에서,
헌법 20조의 정교분리의 원칙에 위반해서 천주교 종단 내부의 일에 직접적으로 관여한 것입니다.
어떻게 보면, '별것도 아닌데 왜 자꾸 시비냐?'
라는 말이 나올 수도 있지만, 이것은 이명박 대통령이 헌법을 얼마나 우습고 가볍게 생각하는지를 보여주는 또하나의 사건입니다.
이명박 대통령이 우리 헌법에 대한 최소한의 관심과 기초적인 지식만 있었어도, 교황청을 방문하면서 해서는 안될 말과 해도 될 말을 가릴 수 있었을 것입니다.
천주교와 천주교 신자들 역시 '대통령이 우리가 하고 싶은 말을 해주니 기쁘다.'는 식으로 받아들여서는 안됩니다.
이명박 대통령의 종단 내부의 일에 대한 간섭은 명백한 '정교분리 원칙' 위반입니다.
천주교 내부의 일은 스스로 하겠다고 당당히 말할 수 있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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