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의 '강씨 얼굴 공개'의 잔혹성
관련기사 : KBS·SBS·<조선>·<중앙> 등 일제히 강모 씨 얼굴 공개 (http://pressian.com/article/article.asp?article_num=40090201144313&Section=06)
정부와 여당의 언론 관계법 개악 논란과 용산참사사건 등으로 정국이 혼란스러운 가운데, 그것도 설연휴 한가운데서 강모씨가 검거되면서 그의 극악한 범죄에 대한 보도가 모든 언론지면과 방송의 헤드라인을 장악하고 있다.
잔악한 범죄가 가지는 사회적 파급력과 이번 사건의 특수성 등을 고려해 볼때 많은 국민들과 언론의 관심을 받는 것은 당연한 것이기도 하다.
그러나 강모씨의 체포 후 최근 언론사의 보도 행태를 보면 참담하고 답답하기가 이를데 없다.
몇일 전부터 조선일보 등이 압장서서 살인 사건의 용의자 강모씨의 얼굴 및 신상공개가 필요하다는 주장이 나오기 시작하더니, 다른 언론사 들이 거기에 맞장구를 치는 수준을 넘어서 너나 할것 없이 용의자의 얼굴을 공개하고 나선 것이다.
이는 정말 해서는 안될 일을 언론이 압장서서 저지른 것이다. 법치주의와 인권을 모든 언론이 앞장서서 유린한 참혹스러운 일이다. 그런데 조선일보, 동아일보, kbs, mbc, sbs등의 주요 신문과 우리나라의 거의 모든 언론이 그 일에 동참하고 있다.
체포된 범죄 용의자의 신상을 공개해서는 안된다는 점은 너무나도 확고하고 명백한 것이여서 사실 여기서 재론할 만한 것도 안되지만 간단히 언급하면 다음과 같은 이유에서이다.
1. 무죄추정의 원칙(법원이 법에 따른 유죄의 선고를 하기 이전까지 피의자의 무죄는 추정된다.)
2. 피의자의 관계자의 인권보호(피의자의 부,모,형,제,처,자 등 친인척의 삶이 그들의 아무런 책임이나 과오 없이 조명이나 비난의 대상이 되어 평온한 삶을 방해받게 해서는 안된다. )
3. 피의사실의 공표 등에 의한 불측의 피해로부터의 최소한의 보호조치(수사나 언론 보도 과정에서 피의자는 경우에 따라서는 자신이 범하지 않은 범죄사실에 대해서도 범죄의 용의선상에 올라 수사의 대상이 되므로, 이것이 사실상 범죄를 행한 것으로 사회적 평가를 받게되는 현상이 나타난다. 따라서 이런 오해에 의한 불측의 피해로부터 범죄 피의자를 보호하여야 한다. 즉 피의자는 자신이 행한 범죄 외의 다른 범죄에 의해 사회적 비난의 대상이 되어서는 안된다.)
혹자는 수배된 범죄 용의자의 신상과 얼굴은 공개하면서 이미 범죄를 저질러 체포된 용의자의 신상과 얼굴은 공개하지 않는다는 것은 말도 안된다고 주장하지만, 그것은 이치가 전혀 다른 것이다.
도주하고 있는 범죄용의자의 경우 그 '신병의 확보'를 목적으로 법원으로부터 체포영장을 발부받아 지명수배를 하는 것이며(관련기사), 법의 판단을 피하여 고의로 도피하 것에 대한 징계, 즉 법의 강제력을 보호하려는 목적인 것이지 범죄자를 징계하려는 목적에 의한 것이 전혀 아닌 것이다.
범죄피해자나 그 가족, 대부분의 선량한 국민들이 범죄자와 그가저지른 악행을 비난하고 미워하는 것은 매우 자연스럽고 당연한 일이다. 그범죄자와 범죄 행위는 많은 공동체 구성원들의 평온한 삶을 파괴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미 체포되어 본격적으로 범죄의 수사를 받고 재판을 받으려고 하는 범죄 용의자의 신상이나 얼굴을 공개하는 것은 전혀 다른 문제이다. 많은 국민들은 혹은 호기심에서, 혹은 미워하는 마음에 그가 누구인지 알고 싶어 할 수 있지만 그것은 단지 호기심에서 그쳐야 하는 것이다. 특히 법과 언론이 단지 국민들의 호기심을 채워주기 위해 범죄 피의자와 그 가족의 삶을 희생시켜서는 안된다는 점은 명백한 것이다.
그들은 법과 공공의 안전을 지킨다고 하지만, 피의자의 얼굴이나 신상공개가, 이미 체포되어 추가적으로 범죄를 저지르지도 못할 사람이나, 전혀 범죄와 무관한 용의자의 가족에게 집단 린치를 가하는 것과 무엇이 다르단 말인가? 그렇게 되면 피의자의 육친과 그외의 일가 친척들은 사실상 연좌의 부당한 사회적 징계를 당할 수 박에 없는 것이 현실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조선일보 등 부패하고 부도덕한 언론은 국민들의 범죄에 대한 적대감과 불안감을 이용하여 한편으로는 경찰이 범인을 체포한 공을 부각하여 공안의 엄정함을 내세우면서, 다른 한편으로는 범죄용의자에 대한 인민재판을 통해 국민의 사회적 불만을 해소하려는 '인간 샌드백'으로 이용하고자 함에 다름 아닌 것이다.
지금의 일이 네거리에서 수많은 군중이 모여 범죄용의자에게 죽창을 들이대는 '인민재판'과 무엇이 다르단 말인가? 혹시나 정부와 경찰, 수구 부패 언론이 '용산화재참사사건'을 국민들의 머릿속에서 지워버리기 위해 이 일을 부추기고 있을지 모른다는 생각에 참담한 마음이 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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